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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NA칼럼] 라오스 메콩강에 어둠이 드리워지면‥한국자금으로 지어진 비엔티엔 제방둑 `최고 명소`

기사입력   2020.10.12 14:45

작성자   유은길


9월 메콩강은 가슴 한가운데 구름을 품고 산다.

구름은 메콩강을 비추어 몸단장을 한다.
해질녁이면 메콩강에도 여지없이 어둠이 온다.
시뻘겋게 타오르던 석양은 메콩강에 몸을 담그고서야
지평선 너머로 사위어간다.
그리고 어둠은 삽시간에 밀려온다.

어미의 강 메콩강이 어둠에 물드면
사방에 흩어져 있는 모든 것들이
어미의 젖을 찾듯
송아지처럼 강변에 모여든다.
죽은 것들도 살아서 온다.
마침내 배 위에 사는 어부들도 물고기를 달래어
길바닥에 눕혀놓고 시를 쓰기 시작한다.
어미의 강은 강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미의 강은 강바람도 만들어
돌이며, 들풀이며,
쓰러진 전봇대까지 흔들어 깨운다.
밤강은 물비늘 한 뼘씩 벗겨내고
모든 것에게 생명수를 건네는 중이다.

거품이 맥주잔을 채우고
화로가 붉게 닳아 오르자
강물은 강의 노래를 시작한다.
물고기는 소금풍선을 불고
연기는 달빛에 그을려
참파 꽃향기가 매콤해지자
사람들은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사진: 한국/라오스 메콩강 둑 제방공사 기념비(위) 및 문재인 대통령 방문 기념비(아래). 라오스의 메콩강 제방둑 공원은 한국의 EDCF자금으로 조성. 2008~2013년 동안 EDCF자금 3천7백만불(약 450억원)을 투입하여 라오스의 가장 아름다운 강변길을 만들었다.>

7시만 되어도 어둠은 모든 길을 닫는다.
가로등은 어둠의 한 조각일 뿐
오직 별과 달로 가는 길만 또렷하다.
시골장터 같은 초름한 등불 아래에
몇 단의 나물가지를 펼쳐놓은
소녀의 노고를 덜어주기라도 하듯
밤도 어둠을 살짝 밀어낸다.
밤하늘을 쪼개 듯 연신 천둥번개
바람의 손사래가 거칠어졌다.
검은 구름이 하늘 가득 밀려와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듯 기세 등등한데
우산을 든 이도
걸음을 재촉하는 이도 없다.
염소 떼가 길 중앙에 서서
꼼짝도 않고 염불중이다.

구름은 구름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살면 된다.
억겁의 눈물이 모인 메콩강.
금방이라도 떠내려갈 것 같은
가난의 문장 때문에
초라한 저녁밥상이 더욱 그립다.
모두가 잠든 시간
어미의 강 메콩강은 어둠이 되어
모든 눈물을 삭혀 혼자서 운다.

칼럼: 황의천 라오스증권거래소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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