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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NA 칼럼] 서부발전, 라오스 오지에서 꽃을 피우다

기사입력   2020.07.15 17:29

작성자   유은길



동남아시아 오지국가 라오스.

라오스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 남쪽 끝 마을 아따푸.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비행기를 한 시간 반 타고, 다시 자동차로 두 시간 반을 가면 북위 15도에 걸쳐 있는 한국 전력산업의 새로운 현장을 만날 수 있다.

2년 전 라오스 댐 붕괴로 국내외 더 잘 알려진 아따푸 수력발전산업이 큰 아픔을 딛고 지난해 12월부터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대형참사가 벌어졌음에도 사고 원인을 떠나 우선 희생자 구제 사업에 우리 정부 당국은 물론 코이카와 관련 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이곳 주민들에게 신뢰를 쌓았다. 학교를 세우고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마스크 등 각종 구호물품을 지원하며 예방안내방송을 내보내는 등 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을 생각하는 우리의 온정이 힘을 발휘했다.

2018년 댐 붕괴 당시 수력발전사업은 좌초될 위기에 있었다.



수몰된 피해자 보상금액도 막대하지만, 무너진 댐을 다시 복구하려면 시간과 돈이 문제가 되었고, 자금 줄도 막혔다.

다시 댐을 복구하고 사업을 정상괘도로 복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당초 사업 준공 예정일인 2019년 2월보다 최소 3년 이상 지연될 것이라 보았다.

댐 붕괴의 시시비비만 가리는데도 수 년이 걸릴 수 있고, 무너진 댐을 다시 복구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었다.


댐 시공을 담당했던 SK건설 등 사업자에게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10억톤의 물을 저장하려는 댐의 보수공사로는 도저히 공기를 맞출 수 없었다. 사업지연은 막대한 경비가 발생하여 사업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기상천외한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무너진 댐을 복구하는 대신 상류에 보조 댐을 짓기로 했다.

공기단축과 안정성 차원에서 RCC(Roller Compacted Concrete)공법을 도입하였다. 그래도 통상 3년이 걸리는 규모이다. 10개월 안에 끝내겠다 했을 때 전문가들까지도 헛웃음을 쳤다. 도대체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사업자는 모든 것을 걸었다. 시공사는 가용가능한 모든 시설과 자원을 동원했다.


마침내 2019년 12월, 2013년 첫 삽을 뜬지 6년만에 10억달러의 대역사가 완공됐다. 당초 계획보다 10개월 늦었지만 댐 붕괴라는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기적을 일군 것이다.
한적한 마을숙소에 아침 해의 산그림자가 작아지고 있다. 테니스장이며 축구장이며 실내체육관까지 또 학교까지 갖춘 빨간 지붕 마을이 해의 능선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벽부터 운동장을 도는 발걸음, 뒷산자락을 오르는 산새들의 휘파람.

마을 한가운데에는 세계 각국 음식을 만들어내는 식당의 손길이 분주하다. 인도 음식, 베트남 음식, 필리핀 음식, 라오스 음식.... 지난 밤에 먹은 삼겹살과 김치찌개 맛이 일품이었다.

아침 7시 이곳 직원들과 비빔밥을 먹고나자 40도의 태양이 이곳 수력발전산업현장을 달구기 시작한다. 한국 가족과 떨어진지 7년이 넘는 직원들도 있었다. 외롭냐고 물었더니 우기인데 비가 오지 않는다고 내일부터 인디언식 기우제를 지내야겠다는 메아리만 돌아왔다.

이들의 간절함이 없었다면 이런 기적이 가능했을까?


칼럼: 황의천 라오스증권거래소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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