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주요 지수들은 물가 지표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기술주를 비롯해 나이키 주가가 실적우려로 급락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0.10포인트(1.71%) 하락한 28,725.51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4.85포인트(1.51%) 밀린 3,585.6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1.89포인트(1.51%) 떨어진 10,575.62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90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올해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9월 월간 하락률은 다우 지수가 8.8%, S&P 500 지수가 9.3%, 나스닥 지수가 10.5%로 각각 집계됐다. 3대 지수 모두 1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한 셈이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가 3개 분기 연속 하락한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시장을 흔들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전월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7% 상승을 웃돈 수준이다.

8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오르는데 그쳤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물가지수는 지난달 0.6% 상승했다. 전달 기록한 상승률 제로(0.0%)에서 크게 반등한 수준이고, WSJ 예상치(0.5%)도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8월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2%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6%) 보다 더 나왔다.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3bp가량 상승한 3.81% 정도에서 거래됐다. 2년물 국채금리는 4bp가량 오른 4.25% 근방에서 움직였다.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분위기도 계속됐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통화정책이 한동안 긴축적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조기에 물러서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역 4곳에 대한 병합을 선언하며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러시아 당국자와 의회 인사들 및 단체들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단행했다.

한편 개별종목들도 실적부진이 예상되면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나이키는 분기 매출은 증가했지만, 공급망 및 재고 문제로 수익이 타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12.8% 급락했다. 룰루레몬 주가도 6.89% 하락했다.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카니발이 23.26% 폭락했다. 이 여파로 노르웨이 크루즈(-18.04%)와 로열 캐리이언(-13.16%)도 줄내림세를 보였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애플 주가는 이날도 3%가량 하락했다. 알파벳(-1.82%), 마이크로소프트(-1.94%), 아마존(-1.57%), 디즈니(-3.21%) 등 주요종목들도 주가가 떨어졌다.

다만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일본 정부가 마이크론이 히로시마현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최대 464억 엔(약 4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2포인트(0.69%) 하락한 31.62를 나타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