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1·767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약 25억5000만원)로 스페인 선수 최초의 US오픈 우승이다.
람은 앞선 세 라운드에서 내내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다가 최종라운드 17번 홀(파4)에서 약 7.5m 버디 퍼트를 넣고 우스트히즌과 공동 1위가 됐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는듯 했지만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송공하며 한 타차 단독 1위로 먼저 대회를 마쳤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우스트히즌은 17번 홀 티샷이 왼쪽으로 치우치면서 결국 약 3.5m 파 퍼트를 놓치고 람과 2타 차로 벌어졌다.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해야 연장에 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아쉽게 세번째 샷이 홀을 맞추지 못하면서 람의 승리가 확정됐다. 우스트히즌은 이 홀을 버디로 마무리했다. 2010년 디오픈 우승자 우스트히즌은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6차례 하게 됐다.
18번 홀에서 그림같은 버디퍼트를 성공한 뒤 람은 그간의 아쉬움을 터트리는 듯 주먹을 불끈쥐며 포효했다. 람은 이달 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까지 6타 차 단독 1위를 달려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3라운드를 마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기권했다. 당시 확진 통보를 받자 람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3일 코로나13 음성 판정을 받으며 이번 US오픈 참가가 가능해졌다.
올해 4월 첫아들을 얻고 아빠가 된 람은 미국 아버지의 날인 현지 날짜 20일에 메이저 왕좌에 올라 더욱 의미 있는 우승이 됐다. 그는 우승 확정 뒤 "지난 몇주간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려 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