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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6월 고용지표는 환상적이었지만

기사입력   2020.07.03 09:01

최종수정   2020.07.03 09:01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지표는 그야말로 '대박' 수준이었습니다.
신규 일자리(비농업)가 지난달 480만명이 증가해 예상치 28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덕분에 실업률이 5월 13.3%에서 6월 11.1%로 예상(12%대)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지난 4월 14.7%로 치솟은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한 겁니다. 노동시장 참가율도 61.5%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경제 재개가 본격화되면서 6월 고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지표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갑자기 기자회견을 자청해 "경제가 다시 포효하고 있다"고 흥분했습니다.

하지만 뉴욕 증시는 그렇게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다우 지수는 0.36% 오르는 데 그쳤고 S&P 500 지수는 0.45%, 나스닥은 0.52% 올랐습니다.



왜 일까요? 월가 관계자는 "6월 고용지표는 6월12일을 중심으로 조사된 것"이라며 "그 때는 경제 재개가 본격화되고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때"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6월 480만개의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오락과 레저, 도박 등 접객업이었고 그 다음이 의류판매 등이었습니다.



노동부는 매달 고용보고서를 내놓기 위해 매월 12일이 포함된 주에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돌립니다. 그 당시는 기업들이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에서의 재확산을 걱정하지 않고 경제 재가동을 위해 직원들을 복귀시킬 때였다는 겁니다.
조사 시점 직전인 지난 6월 7~9일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사흘 연속 1만명대로 떨어졌었고 12일 당일도 2만5000명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커브는 급속히 올라갔고 어제는 5만2000명, 오늘은 5만7000명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은 술집을 다시 폐쇄하는 등 경제 재개 일정을 되돌리고 있습니다.

지난 6월초 기업주라면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직원들의 일자리 복귀를 촉구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럴까요?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오늘 6월 고용지표와 함께 나왔습니다.
바로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주(~6월27일)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5만5000건 줄어든 142만7000개에 그쳤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 130만개 수준보다 훨씬 많습니다. 수치는 13주 연속 감소했지만, 3주째 시장 예상보다 덜 줄었고 5주째 100만건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20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5만9000건이 증가한 1929만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종합하면 6월 초중순까지는 고용 회복이 빠르게 이뤄졌지만, 6월 말부터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고용 회복세가 확연히 느려지거나 뒤집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와 비슷합니다. 하루 3만명을 다시 넘어간 게 바로 6월22일이거든요.

이런 상황은 여러 데이터에서 드러납니다. JP모간은 "3주전 체이스 카드 소비와 현재 코로나19 확산세에서 강한 연관관계가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즉 3주전 레스토랑 소비 등이 많았던 주에서 지금 코로나가 급격히 재확산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카드 소비 증가세가 조금씩 꺾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유소 유가를 추적하는 '개스버디' 앱에 따르면 지난 1일 휘발유 소비는 전주 같은 날에 비해 4.1% 하락했습니다. 경제 재개 이후에 계속 증가만 해온 수치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주는 바로 코로나19가 집중적으로 퍼지고 있는 캘리포니아였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6월 고용보고서 조사 시점 이후 감염 확산 상황이 악화되면서 6월 실업률은 과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어버렸다"며 "7, 8월도 고용보고서보다는 최신 고용동향을 알 수 있는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가 상승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축포를 쏘지 않은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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